요즘 집에서 계속 신라면 블랙을 먹고 있다.
마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다가 지인의 친구가 직원이기에 증정품을 받은 것을 가져왔기 때문이다.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, 이 상자의 들어있는 라면 유통기한은 이달 말까지다. 아무리 라면이 손쉽고 먹기 편하다지만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을 먹는 건 어렵다. 유통기한도 있고, 별달리 먹을 게 없으면 신라면 블랙을 먹는다.
맛있다는 광고를 가끔씩 보지만 맛있다는 걸 모르겠다. 그냥 하나의 라면일 뿐. 마트에서 라면을 사게되면 무조건 가장 싼 라면을 사게된다. 스낵면? 이걸 찾기는 이제 어려워졌고, 대형마트의 상품명으로 나오는 정말 싼 라면을 산다. 요즘에는 5개 포장이 아닌 4개 포장이 주를 이루는데, 꼼수도 고도화 되었다고 생각한다.
빈곤한 살림이지만 신라면 블랙과 함께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요즘은 계란이라도 넣어 먹을 수 있는데에 감사한다. 또한 마트에서 3개에 만원하는 묶음 상품을 구매해 김치류와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발전이다. 두통과 안면 통증으로 시달리면서도 얻어먹을 데를 잘 찾아다니는 모습이 그리 품위가 나진 않지만, 나중에 다 갚으리라는 의지를 다지며, 내일의 회식을 기다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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