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늘 고시원의 엘레베이터를 타려다가, 우편함의 투표용 우편물을 보았다.
많았다. 주소지가 고시원인 사람이 그 만큼 많다는 것이다.
난 다음주에 떠난다.
반지하의 월세를 계약했기 때문이다.
열 흘이 넘어가고 있는데, 보증금을 구하기 위해 대출을 신청해야 한다.
2년 정도의 직장생활로는 크고 좋은 집에서 살 수 없다.
열악한 환경이지만, 고시원보다는 나으리라는 생각으로 계약을 했다.
사실 고시원에 산다고 말하기 창피해서, 월세로 전환한 것이다.
고시원은 밥이라도 나오고 쓰레기 버릴 걱정을 안 해도 되는데, 월세는 밥도 해야하고, 쓰레기도 버려야하고, 각종 세금을 혼자 부담해야 한다.
그래도 지인들에게 고시원에 산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게 좋을까?
고시원에 살면, 적어도 대출 이자 걱정 안하고, 맛있는 것을 별 부담없이 사먹을 수 있는데, 이제는 그러지도 못 하게 생겼다.
나도 하우스 푸어인가?
아니, 걍 하층민일 뿐이다.
국가는 고시원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투표권을 준다. 앞으로 살날이 막막하다. 2년 동안 반지하 생활을 거치면, 과연 뭐가 기다리고 있을까?
댓글 달기